논문제목 : 『원천강』 사주명리에 적용된 고천문 이해

 1. 들어가는 글.


 

  이 글은 명리학에 있어서 고천문과 명리의 이론적 관계에 대한 연구이다. 사주명리 연구는 그 이론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간지(干支)와 음양오행(陰陽五行)에 대한 분야가 먼저 연구되어야 한다. 그리고 간지와 음양오행의 이론적 바탕이 된 천문에 관한 연구가 그보다 선행되어야 한다. 앞에서 거론한 논제들은 사주명리뿐만 아니라 기문․육임․자미두수 등의 명리 연구에서도 선행해서 연구 되어야 할 분야다. 따라서 명리학에 적용된 고천문을 철학적으로 분석하여 명리학은 고천문과 깊은 연관이 있다는 것을 밝혀 보려 한다.

  고대 중국의 천체구조론은 한 대에 이르러 활발하게 전개되어 주로 개천설(蓋天說)․혼천설(渾天說)․선야설(宣夜說)의 세 가지라고 할 수 있다. 천문은 고대에는 점성학과 동일시되면서 정치와 생활과 의식 등 사회 일반에 걸쳐, 전반적으로 커다란 영향을 주었으며 중요하게 다루어졌었다.

  천문․역법이란 천체의 운행을 관찰해서 역(曆)을 편찬하는 방법을 말하는데, 그 함의 내지, 의미의 폭은 자연과학 영역에 머물지 않는다.1) 중국의 문화는 한 대에 일단 완성을 보았는데, 산학과 더불어 술수학 내지 상수학의 한 영역을 구성하는 천문․역(曆)의 학문도 예외는 아니었다.2) 오늘날에도 하늘은 현대인에게 중요하지만, 고대에 天은 신성한 존재로서 인간과 직접적이고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고대 중국인들은 천문이란 하늘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을 주의 깊게 관찰하여, 그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인간사에 그대로 반영하여 해석하려는 뜻을 담고 있다. 하늘의 태양, 달, 그리고 오성과 행성들의 움직임을 정밀하게 관측하여 역법을 만들었다. 이 역법은 자연의 주기적인 변화를 기록한 것으로 생활에 이용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었다. 또한 천문학은 제왕의 학으로 황제가 일반 사람들에게 정확한 때(時)를 알려주는 것이었으며, 가장 중요한 일 중의 하나로 그들만의 전유물이었다.

  고천문은 일반적으로 오늘날의 천문학과 같은 뜻으로도 볼 수 있다.3) 하지만 고천문은 천문의 현상만을 관찰한 것이 아니고, 하늘의 현상을 인간의 길흉화복과 관련지어 해석하고 다루었던 점성술적 측면이 강하다. 또 인간을 천과 연관 지어 천인관계적 차원에서 다루었다. 그러나 오늘의 천문은 자연관찰과 과학적인 방향에서만 주로 다루어지고 있다.4) 그리고 우주로서의 天은 인간이 연구해야 할 대상이며 인간의 미래이기도 하다.

  본 글은 고천문이 갖는 여러 영역 중에서 인간의 길흉화복을 예측하는 명리학 분야에서 다루어 보았는데, 첫 번째는 사주명리의 태동기로 보여 지는 唐대까지 고천문의 역사적 변형 과정을 고찰해 보았으며, 두 번째로는 고천문의 체계와 내용을 개괄적으로 살펴보았다. 세 번째로는 『원천강(袁天綱)』5)명리서에 적용된 고천문을 분석하고 그 특징을 살펴보는 방식으로 진행 하였다. 본 글을 통해 명리학이 과학적 체계를 갖추는데 일조를 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